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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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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편집]
각주[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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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메데인에서의 두 달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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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콜롬비아 메데인에서의 두 달 살이 메데인은 콜롬비아 서북부에 위치한, 콜롬비아 제2의 도시이다. 우리에게는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태어나고 자라며 활동한 곳으로 더 … 해병대 장교, 미지의 세계로 떠나다 | 콜롬비아 메데인으로 떠난 이유 커피와 마약. 콜롬비아를 여행하기 전, 내가 콜롬비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유일한 이미지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원두를 생산하는 나라, 코카인으로 전 세계를 병들게 했던 악당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그 악명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콜롬비아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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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메데인으로 떠난 이유
메데인의 일부가 되다
메데인에서 가장 좋았던 것
메데인에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하쿠나마타타 :: 여행 827일차, 메데인이 아닌 ‘메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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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27일차 메데인이 아닌 ‘메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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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ellín에서 해야 할 일: 문화, 밤문화, 뜨거운 Tamales – tiqe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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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방문할 지역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박물관 및 문화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야외 및 모험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워킹 투어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푸 웃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밤의 생활
메데인에서 해야 할 일 식음료
메데인 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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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인
메데인(스페인어: Medellín)은 콜롬비아에 있는 도시이다. 인구 2,499,080명으로 콜롬비아 제2위의 도시이며 콜롬비아 서부, 안티오키아 주의 주도이다. 해발고도 1500m의 안데스 산맥 고원지대에 위치한다.
스페인의 식민지 시절 금의 개발 기지로 건설되었고, 후에 커피 재배의 중심지로 성장하여, 콜롬비아 커피 재배 지역의 중심지로 많은 커피를 집산하고 있다. 콜롬비아 최대의 공업도시로서, 제철, 자동차, 플라스틱, 섬유, 식품(맥주)[1]등의 공업이 활발하다.
수도 보고타 다음가는 콜롬비아 제2의 도시로, 아름다운 공원과 근대적인 고층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기후 [ 편집 ]
메데인 (올라야 에레라 공항) 1981–2010의 기후 월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년 최고 기온 기록 °C (°F) 33.2
(91.8) 35.0
(95.0) 36.0
(96.8) 35.0
(95.0) 36.2
(97.2) 36.5
(97.7) 35.6
(96.1) 36.5
(97.7) 38.0
(100.4) 36.5
(97.7) 37.0
(98.6) 35.0
(95.0) 38.0
(100.4) 평균 최고 기온 °C (°F) 27.8
(82.0) 28.2
(82.8) 28.1
(82.6) 27.6
(81.7) 27.8
(82.0) 28.2
(82.8) 28.4
(83.1) 28.5
(83.3) 28.0
(82.4) 27.2
(81.0) 27.1
(80.8) 27.2
(81.0) 27.8
(82.0) 일 평균 기온 °C (°F) 22.4
(72.3) 22.7
(72.9) 22.7
(72.9) 22.4
(72.3) 22.6
(72.7) 22.9
(73.2) 23.1
(73.6) 23.1
(73.6) 22.4
(72.3) 21.8
(71.2) 21.8
(71.2) 21.9
(71.4) 22.5
(72.5) 평균 최저 기온 °C (°F) 17.2
(63.0) 17.5
(63.5) 17.7
(63.9) 17.8
(64.0) 17.8
(64.0) 17.4
(63.3) 17.1
(62.8) 17.2
(63.0) 17.0
(62.6) 17.0
(62.6) 17.3
(63.1) 17.2
(63.0) 17.4
(63.3) 최저 기온 기록 °C (°F) 9.5
(49.1) 8.0
(46.4) 9.0
(48.2) 9.5
(49.1) 10.0
(50.0) 10.0
(50.0) 8.9
(48.0) 10.0
(50.0) 9.6
(49.3) 9.0
(48.2) 9.0
(48.2) 8.2
(46.8) 8.0
(46.4) 평균 강우량 mm (인치) 63.2
(2.49) 81.4
(3.20) 129.1
(5.08) 170.7
(6.72) 213.5
(8.41) 149.4
(5.88) 133.1
(5.24) 139.7
(5.50) 181.8
(7.16) 226.7
(8.93) 158.9
(6.26) 104.8
(4.13) 1,752.3
(68.99) 평균 강우일수 12 13 18 23 23 18 17 19 22 25 21 16 227 평균 상대 습도 (%) 66 65 67 70 70 66 63 65 67 71 72 70 67 평균 월간 일조시간 170.5 152.6 148.8 123.0 139.5 165.0 198.4 186.0 147.0 133.3 135.0 151.9 1,851 평균 일일 일조시간 5.5 5.4 4.8 4.1 4.5 5.5 6.4 6.0 4.9 4.3 4.5 4.9 5.1 출처: Instituto de Hidrologia Meteorologia y Estudios Ambientales[2][3][4]
콜롬비아 메데인에서의 두 달 살이
콜롬비아 메데인으로 떠난 이유
▲ 메데인 근교의 전경 모습
커피와 마약. 콜롬비아를 여행하기 전, 내가 콜롬비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유일한 이미지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원두를 생산하는 나라, 코카인으로 전 세계를 병들게 했던 악당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그 악명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콜롬비아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군대에 입대했다. 2년 간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고, 28살에 전역을 앞둔 나는 긴 여행을 꿈꾸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낯선 곳에 나를 던지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났고 멕시코와 쿠바를 여행했다.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두 나라에서의 여행의 모든 순간을 온몸으로 느끼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 해병대 장교 복무 당시의 나
멕시코의 아름다운 바다와 쿠바의 흥겨운 음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는 그저 관광객이었고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아쉬웠다. 현지어인 스페인어를 몰라 불편했고, 현지인들과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친해지기에는 나에게 늘 새로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조금은 다른 여행이 하고 싶어 졌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새로운 문화와 사회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스페인어를 배워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단골 식당을 만들고 현지 친구를 사귀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콜롬비아에서 1년 간 공부했다는 한 친구를 만났다. 그는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는 나에게 콜롬비아 메데인(Medellín)을 강력히 추천했다. 메데인은 치안이 좋지 않아 위험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러한 이유 때문에 여행하지 않기에는 너무 많은 매력을 가진 도시라고 했다. 친구의 메데인에 대한 극찬에 나는 메데인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나의 두 달간의 메데인 살이가 시작되었다.
메데인의 일부가 되다
▲ 메데인 사람들은 메데인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좌) / 메데인 빈민가의 모습은 다소 암울하다. (우)
메데인은 콜롬비아 서북부에 위치한, 콜롬비아 제2의 도시이다. 우리에게는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태어나고 자라며 활동한 곳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길거리에서 코카인을 구하는 것이 사탕을 사는 것보다 쉬울 정도로 많은 양의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덩치가 큰 남자이기에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메데인에 도착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무서웠다. ‘누가 내 가방을 훔쳐가지는 않을까? 갑자기 누가 총을 들이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예약해둔 에어비앤비로 향했다.
첫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호텔보다 요금이 저렴할뿐만 아니라 호스트로부터 현지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호스트 크리스티안(Christian)은 주변 명소와 맛집을 소개해주며 내가 메데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크리스티안의 소개로 아사이 나투라(Azai Natura)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안드레이나(Andreina)와 마우리시오(Mauricio)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메데인에서 생산한 유기농 농산물로 요리하는, 좋은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손님에게 최고의 음식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 아사이 나투라의 전경(좌) / 커피를 준비하는 마우리시오(우)
▲ 아사이 나투라 메뉴 중 내가 가장 좋아한 아사이 볼 (좌) / 왼쪽부터 안드레이나, 마우리시오와 그들의 아이 그리고 나(우)
안드레이나와 마우리시오의 철학에 반한 나는 아사이 나투라의 단골이 되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내게 자신들의 에어비앤비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제안했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함께 살며 서로 다른 문화를 이야기하고 이해하며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또한, 나는 그들에게 불고기와 비빔밥을 알려주었고 아사이 나투라의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불고기와 비빔밥은 정말 맛있었다.
호텔이 아닌 곳에서 지내는 것에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개인 화장실이 없어 다른 사람이 화장실을 쓰고 있으면 기다려야 했고, 옆집 강아지가 밤낮없이 짖어대는 날이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에어비앤비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일상의 불편함은 내가 메데인 문화와 사회의 일부가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이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는 편리한 호텔에 머물었다면, 나는 또다시 이방인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에 머물고 생활하며 나는 메데인의 일상에 적응했다. 나를 경계하던 이웃들은 차츰 나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나는 서투른 스페인어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리고 헬스장에서 함께 운동하는 친구도 생겼다. 자주 찾는 이발소의 직원들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경계의 대상이었던 검은 머리의 동양인은 메데인의 일부가 되어 갔다.
▲ 코파 아메리카나가 열리던 날, 이웃들과 함께 콜롬비아를 응원했다.(좌) / 우리는 종종 아사이 나투라에서 파티를 열었다.(우)
메데인에서 가장 좋았던 것
▲ 따뜻한 카페라테 한 잔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두 달간의 메데인 살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코 커피다. 한국에서는 ‘콜롬비아 수프레모(Colombia Supremo)’라는 원두가 유명하지만, 콜롬비아 사람들은 콜롬비아 수프레모 커피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메데인에는 각 커피 농장의 이름을 딴 다양한 원두가 생산되며, 생산 농장과 로스팅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다. 갓 로스팅한 콜롬비아 스페셜티 커피는 삶의 이유를 커피에서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했다.
메데인 여행 중 에어비앤비 체험을 통해 커피 농장 투어를 경험했다. 커피 농장 투어는 메데인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인 울바니아(Urbania)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울바니아의 바리스타인 호세(Jose)는 한 알의 커피 체리가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변모하는 전 과정을 보여주었다. 나는 직접 커피 체리를 수확하며 최상의 품질을 가진 원두를 골라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여행 중 매일 아침 카페에서 맛보던 콜롬비아 커피의 진한 향과 맛은 커피 생산자들의 땀과 노력의 산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커피 농장 투어를 즐기고 있는 게스트들(좌) / 잘익은 빨간색의 커피 체리는 달콤하다.(우)
커피 농장 투어를 마친 후, 호스트인 호세는 게스트들에게 다섯 잔의 커피를 내려주었다. 메데인의 서로 다른 농장에서 생산된 다섯 개의 원두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로스팅되었고 완전히 다른 맛을 내었다. 산미가 강한 커피, 향이 독특한 커피, 쓴맛이 강한 커피 등 모든 원두가 메데인에서 생산되었음에도 모두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있었다. 호세는 말이 아닌 맛과 향으로 우리에게 콜롬비아 커피의 다양함과 훌륭함을 증명해주었다.
무엇보다 커피 농장 투어가 좋았던 점은 호세의 폭넓은 지식과 의사소통 능력 덕분이었다. 호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폭넓은 커피 지식을 바탕으로 투어를 진행했다. 콜롬비아의 대다수 투어 가이드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비앤비 체험 리뷰를 살펴보고 커피 농장 투어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인 호세와 함께(좌) / 호세가 내려준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우)
파블로 에스코바르 투어 역시 에어비앤비 체험으로 알아본 후 예약했다. 체험 호스트인 다비드(David)는 베네수엘라에서 온 청년으로, 대학에서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조카와 함께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다비드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조카에게 전해 들은 여러 이야기와 다양한 자료를 공부한 후 투어를 진행한다고 해 더욱 믿음이 갔다. 또한, 다비드와 함께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들을 다녀왔는데, 관광객이 여행하기에는 다소 위험해 보였다. 돌아보는 내내 현지인들과 소통이 가능한 다비드와 동행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초상이 그려진 벽화
메데인, 더 나아가 콜롬비아 현대사는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빼고는 말할 수가 없다. 역사상 최악의 악당으로 분류되는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남긴 악행의 역사는 잔혹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하고 마약에 취해 삶을 망쳤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사람의 목숨이 돈 몇 푼에 좌지우지되는 세계를 만들었고, 그 세계 속에서 자신의 왕국을 구축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욕망은 어둠의 세계 속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정계 진출을 통해 콜롬비아의 최고 권력이 되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경찰에 의해 한낮에 살해당하며 초라한 말로를 마주하게 되었다.
▲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전용기 잔해
이러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메데인에는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가 빈민들을 위해 무료로 지어준 집은 빈민들이 좌절과 절망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줄기 빛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물의 삶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죽은 후, 20여 년이 흘렀고 이제 그는 관광 상품으로 소비될 뿐이다. 여전히 메데인에는 마약 조직이 활동하고 있지만, 메데인은 어두웠던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시대를 지나 밝은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그린 관광 상품이 많다.
메데인에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 아사이 나투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
참 좋았다. 메데인을 여행하며, 그들의 일부가 되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메데인 친구들과 함께 살며 웃고 행복할 수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다섯 달이 넘었지만, 메데인 길거리 카페에서 풍겨 오던 향긋한 커피 향은 여전히 기억 속에 선명하게 기억된다. 옷에 베인 진한 커피 향처럼 메데인의 기억은 나의 머릿속에 남아 내 삶의 기억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기념품을 산다면, 다시는 메데인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서 기념품은 사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꼭 메데인에 가고 싶다.
에어비앤비 작가, 김희진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후,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여행의 모든 순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행자다.
하쿠나마타타 :: 여행 827일차, 메데인이 아닌 ‘메데진’
세계일주를 할 당시 짤막한 형태로 틈틈이 올렸던 ‘실시간 여행기’를 마무리하지 못해 늦게나마 다시 올리려 합니다.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 비록 ‘뒤늦은 여행기’가 되었지만 여행했던 순간을 기록으로 끝까지 남기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시리즈를 끝내야 밀린 다른 여행기를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살렌토(Salento)를 떠나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진(Medellin)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떨어져 어두워진 뒤였다. 이 도시는 원래 스페인어로 ‘메데인’이라 부르는 게 맞으나 콜롬비아식 스페인어로는 ‘메데진’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라고 해도 발음의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아마 아르헨티나였다면 ‘메데쉰’정도 되었으려나?
메데진은 굉장히 큰 도시라고 들었으나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잠시 거리를 걷다 숙소로 돌아와 여러 한국 사람을 만났다. 콜롬비아에도 한국인 여행자가 꽤 많았다.
본격적인 여행은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했다. 다만 처음 여행지는 메데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엘 페뇰(El Peñol)부터 가게 되었다. 메데진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철이 있어 버스터미널까지 쉽게 이동이 가능했다.
남미의 다른 버스터미널과 비슷한 풍경이라 그리 특별할 것은 없다.
여러 버스 회사가 난잡하게 있었지만 엘 페뇰이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확히는 과타페(Guatape)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과타페까지는 약 2시간 걸렸다.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버스는 엘 페뇰 입구에서 내려줬다. 바로 앞 커다란 바위가 오늘의 주인공 엘 페뇰임을 알 수 있었다.
엘 페뇰 입장료는 18,000페소였다. 이제부터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으나 생각보다 높고 지그재그로 계단이 주욱 이어져 있었다. 이럴 때 케이블 카라도 있으면 좋았으려나? 하긴 그러기엔 애매한 높이다.
계단을 오르다 잠시 멈춰서 주변 경치를 바라봤다.
다행히 계단이 몇 개나 되는지 셀 필요는 없었다. 미련하게 하나하나 세면서 올라가는 사람을 배려한 것인지 바닥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총 649개의 계단을 올라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살짝 땀이 흐를 즈음 엘 페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날씨가 아주 맑지 않아 걱정했으나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인공 호수의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구불구불 이어진 호수가 복잡한 리아스 해안에 떠 있는 섬처럼 보였다.
누군가의 잘못된 정보로는 엘 페뇰의 인공 호수는 콜롬비아의 유명인(?)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마약으로 번 돈이 넘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메데진의 케이블카도 그가 만들었다는 잘못된 소문이 돌기도 하는데 이렇게 콜롬비아에서는, 특히 메데진에서는 범죄자인 그의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에서는 영웅담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중년의 남자가 반지를 꺼내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엘 페뇰 정상에서 프러포즈라니, 오로지 반지 하나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왕 정상에 올랐으니 몇 바퀴를 돌며 한참을 구경했다.
엘 페뇰에서 내려온 후 과타페로 이동했다. 걸어가기엔 조금 애매한 거리라 뚝뚝을 탔다.
과타페는 작은 동네였지만 바로 옆에 있는 엘 페뇰 덕분인지 꽤나 관광지다워 보였다.
과타페의 작고 아담한 광장에는 남미에서 늘 보는 것과 비슷하게 알록달록한 집과 성당이 자리 잡고 있고, 중앙에는 작은 분수대가 있었다. 누가 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흔하게 보였다.
메데진처럼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서인지 아니면 관광지에 와서 그런지 기분이 살짝 들뜨게 했다.
북적이는 식당에 들어가 커다란 고기 두 덩어리가 있는 요리를 주문해 점심을 해결했다. 점심을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마을 안쪽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골목을 가보니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지 한적했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조각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벽에 조각이 되어 있는 강아지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강아지가 귀엽다. 혹시 여자 친구일까?
소박하지만 동화 같은 아름다운 골목이었다.
작은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호수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호수 옆에는 미끄럼틀과 보트, 그리고 집라인이 있어 옛날 느낌이 나는 어느 유원지에 온 것만 같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을의 중심부로 다시 돌아오니 아까보다 더 많은 여행객들이 보였다.
콰타페가 큰 도시도 아니고 볼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하루 정도는 여기서 머무른다 해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나름 일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우산거리에 들어서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마침 하늘에는 우산이 가득해 어렵지 않게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알록달록 동화 속 마을 같은 과타페를 뒤로 하고 너무 늦지 않게 메데진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전날 만나 잠깐 인사만 했던 또 다른 한국인 여행자 승연이가 빨리 일루미네이션 축제에 가자고 꼬드겨 또 나가게 되었다. 무척 피곤했지만 다시 전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도착해 전철역에서 바라보니 온통 환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승연이가 온라인에서 알게 되었다는 또 다른 한국인 여행자와 만나 3명이서 돌아다니게 됐다.
저녁도 먹지 않고 나왔으니 여러 먹거리에 눈이 절로 갔다.
이미 깔리(Cali)에서 일루미네이션 축제를 보고 왔지만 규모는 메데진이 더 커 보였다.
사람은 정말 많았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라는 게 이럴 때 쓰는 표현인가 싶다.
거대한 조형물과 화려한 조명이 눈을 즐겁게 했다.
구경하는 인파를 뚫고 지나갔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그 자체, 그러고 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였다!
콜롬비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은 처음이지만 아마 남미의 다른 나라에 있었어도 이런 분위기였을 것 같다.
넓은 지역을 다 보고 사진까지 찍으려면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우리는 귀여운 닭 한마리와 사진도 함께 찍었다.
아름다운 불빛으로 이루어진 집과 꽃을 바라보면 동화 속 세상으로 들어온 것 같아 깊은 곳 어딘가에 깊숙이 숨어있던 동심이 되살아난다. 비록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사진을 찍는가 보다.
볼거리가 생각보다 많았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한쪽에서는 훌라후프 3개를 돌 여러 개의 고리를 던지는 서커스 묘기를 하고 있었다.
아래에서 비추는 조명은 나무를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연출해 다른 차원으로로 입장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승연이가 메데진의 전망대 겸 근사한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가자고 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미 우리는 택시를 타고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푸에블리토 파이자(Pueblito Paisa)에 도착하니 어린이 공원에 온 듯한 아기자기함이 있었다.
정상에 설치된 커다란 선물 상자가 눈에 띄었다.
메데진의 경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화려하다거나 다른 도시와 다른 특별한 것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냥 전망대에서 경치를 보는 것 자체로 좋았다.
사실 메데진에 도착한 이후 메데진을 제대로 돌아다닌 적도 없지 않았던가. 어디가 어딘지 모를 도시의 야경을 눈에 대충 주워 담았다.
아침부터 정신 없이 돌아다녀서 너무 피곤했다. 어쩌면 장기여행자는 이미 게을러질 만큼 게을러져 누군가를 만나고 따라 다녀야 겨우 부지런하게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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